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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며 여행하며/2015 1월 남미6개국

칠레 지나 아르헨티나, 세상의 끝 우슈아이아

우유니 소금사막에서 모든 에너지를 불태우고나니

칠레에서는 사진을 한장도 안찍었다.

일정상 산페드로 데 아타까마를 그냥 지나치긴 했지만,

산티아고에서 3일, 푼타 아레나스에서도 하루 묵었음에도

정말 한장도 사진을 찍지 않았다.

관광객 마인드가 다시 사라져버린 것이다. 젠장.


산티아고에서는 해산물 시장에서 각종 해산물을 사다가 파티를 벌였고,

한참 남쪽으로 내려오니 밤 11시가 되어도 해가 지지 않던 푼타 아레나스에서는

좀처럼 잠들기가 힘들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일찍, 마젤란 해협을 건너고

국경을 넘고도 하루종일 달려 세상의 끝, 우슈아이아로 가는

기나긴 여정이 시작되었다.

 

 

 

세상의 끝 우슈아이아에서는 비글해협 투어를 다녀왔다.

펭귄섬까지 둘러보고 오는 긴 투어는 배 타는 시간이 길어 지루할 것 같아

그보다 짧은 투어를 선택했다.


그리고 비글해협엔, 이 등대가 있다.

 

 

장국영과 양조위가 출연한 영화 해피투게더 에서

세상의 끝에 등대가 하나 있는데,

실연을 당한 사람들이 슬픔을 두고 온대요.

라는 말이 나온다.

여기가 바로 세상의 끝에 있는 그 등대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 등대보다 더 남쪽에도 등대가 존재한다는 것이 반전.

배의 갑판 위에 올라가 등대를 구경하고 사진을 찍을 수는 있지만,

등대가 있는 작은 섬에 내릴 수는 없다.

 

 

우슈아이아는 세상의 끝이라는 것을 상품화시킨 도시다.

그래서 이 도시엔, 세상의 끝 열차라는 이름의 기차도 있다.

국립공원 안을 달리는 이 열차는,

이름만으로 큰 매력을 지니지만, 딱 거기까지.

달리는 시간에 비해 요금이 비싸고,

남미의 다른 지역을 여행하고 온 사람들에게는

국립공원 자체도 크게 멋있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 곳이라

기차역 앞에서 사진만 찍고 패스.

 

 

우슈아이아에는 100년이 넘은 라모스 헤네랄레스 라는 이름의 까페가 있다.

지구 최남단의 도시라는 의미에서 가치를 지니는 곳이지만,

도시 자체로는 크게 매력이 없을지 모르는 우슈아이아에서

그나마 가볼만한 곳이랄까.

 

 

까페 내부는 이렇게 생겼다. 정말 백년된 듯한 느낌.


우슈아이아는 남미 대륙 맨 아래쪽에 위치한 곳이라

비행기를 이용하지 않으면 가기 힘든 곳이고,

접근성에 비해 크게 볼 것이 많은 곳도 아니라

남미 여행에서 빼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일생에 단 한번 여행하는 남미라면,

그냥 건너뛰기엔 아까운 곳이기도 하다.

그리고 킹크랩.

왜 사진을 남기지 않았나 후회스럽지만,

킹크랩이란 녀석이 이렇게 맛난 식재료란 걸 알게 해준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