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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만난 사람 (PEOPLES on the ROAD)

자랑스런 대한 청년 순종현

 

 

그를 처음 만난 것은 에스파한의
아미르카비르 게스트하우스 도미토리였다.
나는 이미 체크아웃을 하고 쉬라즈로 가는 밤차를 기다리고 있었고,
일본 친구들이 심심해하는 한국사람이 있다며 소개해줬다.

짧은 시간동안 이야기만 하고 그냥 헤어졌다가는
야즈드의 실크로드 게스트하우스에서 다시 만나
침묵의 탑과 아르게밤을 같이 관광한 이 총각은
요즘 젊은이 답지 않게 아주 반듯한 느낌이 드는 사람이었다.

남자임에도 여고를 나온 이 총각은 여수고등학교 출신이고
두달반 정도의 여행기간동안 줄곧 시계를 한국시간으로
맞춰놓은 이유를 여자친구에게 전화할 때
상대방의 시간을 알기 쉽게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이 얼마나 따뜻하고 배려깊은 총각인지!!
그러고도 어, 벌써 저녁 먹을 시간이네.. 라든가
벌써 열시 반이네.. 라든가 하며 시간을 척척 말하곤 해서
날 재밌게 해주었다.

어머, 순씨도 있어요? 첨 본다..
그러곤 아이디를 교환하는데 보니.. 아이디가 멋지다. comingsoon!!
이 얼마나 재치있고 깜찍한 짓인지!

네팔과 티벳을 거쳐 중국으로 가겠다는 총각을
훈자가 더 낫다고 꼬셔서 훈자에서 다시 만났다.
이삼일간 또 같이 올드훈자인의 도미토리에서 보내고,
그는 쿤자랍패스 넘어 중국으로, 나는 길깃으로 내려왔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지만..
많은 한국 사람들을 만나지만..
참으로 어디에 내어 놓아도 부끄럽지 않은 대한의 청년이다.

 

08/08/2004 03:33 p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