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박물관이었다. 아주 작은..
누군가를 위한 부엌으로 사용되었다던 건물.
마당엔 비잔틴의 유물들이 뒹굴고 있는..
첨엔 잠겨 있었다. 열려있을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한참을 기다려도 열리지 않는 박물관의 마당을 빙빙 돌아
관리인을 찾아냈을 때, 관리인은 얼른 달려와서 문을 열어 주었고
내가 들어가는 홀마다 나를 따라다니며 불을 켜 주었다.
이 방에 들어가면 이 방 불을 켜 주고
이 방에서 나가면 불을 끄고,
저 방으로 가면 저방 불을 켰다가는 다시 끄고..
나만을 위한 박물관이었다.
2005년 11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