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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며 여행하며/2015년 5월 발칸

이스탄불, 한달여 발칸여행의 종착지

조용하고 깨끗하고 푸근한 시골마을 같던 에디르네를

하룻밤으로 끝낸다는 것이 아쉽기는 했지만,

셀리미예자미를 비롯한 시내 구경말고는 딱히 할 일도 없었기에

다음날 우리는 또다시 버스를 타고 이스탄불로 향했다.

 

 

학생들의 수학여행 철이라, 버스는 만원.

하루 전에야 표를 구할 수 있었던 우리는 뒷자리에 앉아 가야했다.

비행기처럼 음료와 빵을 나눠주는 터키의 버스를 타고.

 

 

저녁에는 세븐힐 호텔 옥상 레스토랑으로 갔다.

숨이 턱 막히는 멋진 야경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아야소피아는 정말, 어쩜 이리 멋있는지.

 

 

그에 비하면 맞은편의 블루모스크는 초라하기까지 하다.

하지만, 블루모스크 역시 멋진 건물.

그냥 동네 산책하다보면 이런 먼진 유적들을 볼 수 있는 곳이 이스탄불.

어찌 이스탄불 구시가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으리.

 

 

최근에 개통된 해저터널 지하철을 타고 아시아 쪽으로 건너가니

바닷가에 떡하니 이런 까페가.

비가 오면 잽싸게 방석들을 걷어야한다는 게 단점.

 

 

아시아로 건너온 목적은 크즈 쿨레시.

위스키다르에서 크즈쿨레시로 넘어가는 배는 10분마다 있고,

입장료 포함 성인 요금 20리라.

 

 

크즈쿨레시를 구경한 후에는 배를 타고 삐에르 로띠 까페로 갔다.

날씨가 도와주지 않아 비가 쏟아지긴 했지만,

안개낀 골든 혼도 멋지다.

 

 

잠시 비가 갠 틈을 타 잽싸게 걸어 에윱술탄자미로 갔다.

이스탄불에서 가장 신성시 되는 모스크.

 

 

마지막 날은 탁심으로 갔다.

이스탄불 시내 전경이 보이는 높은 레스토랑에서 식사도 하고,

거리를 산책하려니 갈라타사라이 고등학교 앞에 시위대가 보였다.

90년대 초반 민주화 시위 때 실종된 사람들의 가족인 모양이다.

 

 

그리고 다시 돌아온 술탄아흐멧.

사람들은 그랜드바자르를 구경하러 가고

나는 길거리 까페에 앉았다.

터키 커피 한잔으로 숨을 돌리고, 발칸 30여일간의 일정을 끝낸다.

 

 

팀원들은 먼저 한국으로 들어가고, 나는 친구집에 이틀 더 머물렀다.

터키의 맛난 체리를 안주로 즐기는 와인.

신선놀음이다.

 

 

9시간 50분의 비행 끝에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이제껏 십수년 인천공항을 이용했지만,

이렇게 한산한 공항은 처음이다.

제발 모두들 정신차리고, 전염병 따위 빨리 떨쳐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