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하며 여행하며/2010 7월 코카서스3국

아르메니아, 추억의 장소

마땅한 숙소가 없는 예레반에서, 맘편하게 오래 머물 수 있는 곳이었다.

허름한 건물에 스프링이 꺼져버린 침대였지만,

개인으로 여행하던 시절, 중앙아시아와 카프카스에서의 4개월 중

가장 편한 숙소였고, 가장 오래 머물던 숙소였다

 

 

리다 할머니는 날 알아보지 못하셨다.

2년만이었고, 그간 수없이 많은 일본사람 한국사람을 봐왔을 터였다. 당연한 일이었다.

그래도, 따뜻한 눈빛만은 그대로셨다.

쌀쌀한 아침, 할머니께서 끓여주시던 아르메니아 커피가 그립다.

 

 

 

2년 전, 아장아장 걸으며, 한국말로 누나! 안녕, 하는 말을 배워 곧잘하던 아람과 그의 형 까를로스.

귀여웠던 아이들도 많이 자라 있었다. 물론 날 알아볼 리는 없었지만.

 

팀원들을 이끌고 갔던 여행에선 호텔에 묵게 되어 민박집에 갈 필요가 없었지만,

추억이 날 강하게 이끌어, 난 혼자서 리다 할머니의 집으로 찾아가 봤다.

날 기억하지 못하시는 할머니에게 인사를 하고, 선물도 전해드리고 왔다. 내 만족이다.

 

2010. 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