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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며 여행하며/2015 10월 남미5개국

빠라찌

가본적도 들어본 적도 없는 브라질의 어느 바닷가 시골 마을,

빠라찌에 가게 되었다.

팀을 구성할 때부터 여기를 꼭 가고싶다는 요청이 있어

한번도 가 본 적 없지만 일정에 넣게 된 것이다.

알지도 못하던 마을이었지만, 이 자그마한 마을은 내 맘에 쏙 들었고,

하지만 한국의 단체 관광객들이 묵어가기에는 너무 느슨한 마을이라

다음부터 일정에 넣지는 않게 될 것 같다. 

 

 

 

 

빠라찌 마을은 마침 무슨 축제 기간인 모양이었다.

거리마다 장식이 되어 있었고,

임시 부스에서 여러 행사를 하고 있었다.

그래서 더 활기찬 마을, 빠라찌.

 

 

 

 

상점에서 쇼핑을 하고 있으려니 시끌시끌 음악소리가 들려 온다.

밖을 내다보니, 저어기 멀리서부터 장대를 신은 무리가

악기를 연주하며 춤을 추며 행진을 하고 있다.

 

 

그러더니 내가 서 있던 가게 앞에 멈춰 서서 노래하며 춤추기 시작한다.

어떤 레스토랑의 광고행사인 모양으로

사람들이 입고 있는 조끼와 치마가 음식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원숭이 탈을 쓰고 뭐라고뭐라고 뛰어다녀며 떠들기 시작했고,

우리는 알아먹을 수 없었지만, 유명한 극인 모양으로

사람들은 박수를 치며 웃어댔다.

 

 

 

 

빠라찌는 요렇게, 작고 예쁜 마을이다.

200여개나 있다는 근처 섬들로 호핑투어를 갈 수도 있고,

지프를 타고 폭포나 산을 구경하는 지프투어도 있지만

40일 가까이 달려온 우리에게 그런 투어들이 무슨 의미가 있으리.

여기선 쉬어가기로 했다.

 

 

 

그렇지. 빠라찌는 조용한 시골마을이랬다.

숙소는 바닷가 바로 앞에 잡았다.

낮에는 수영을 하고, 밤에는 맥주를 마시고.

빡빡한 일정 속에서 꿈꿀 수 없었던 평화로운 시간이 이틀, 지나갔다.

 

 

 

빠라찌에서 먹었던 맛난 음식.

시내에 있는 모든 레스토랑들이 엄청나게 비쌌지만,

그래도 맛은 있었다.

이건 안심 스테이크. 역시 스테이크는 안심이다.

 

 

 

그리고 이것이 대박. 해물탕이다.

지나가다 뚝배기에 담긴 해물탕 같은 음식 그림이 있길래 시켜봤더니 진짜 해물탕이다.

문어 오징어 홍합 생선 온갖 해산물들이 들어 있고,

특이하게 호박으로 양념을 하긴 했는데

우리 입맛에 딱 맞는 아주 맛난 해물탕이었다.

한 뚝배기가 79헤알, 3인분이고 밥과 샐러드가 같이 나온다.

 

 

 

짜잔... 그리고 한식이다. 여긴 상파울로.

파라과이 시우다드델에스떼에서 고향식당을 하시던 욕쟁이할머니가

몇년전부터 문을 닫았다는 소문이 들리더니, 상파울로에서 다시 식당을 하고 계셨다.

밥도 실컷 먹고, 욕도 실컷 먹고.

푸짐하고 기분좋은 식사.

매운탕을 시켰더니 저렇게 산처럼 쌓아주시고,

육수 좀 더 달랬더니 저렇게 똑같이 산처럼 쌓아주셨다.

봉헤찌로 Rua Guarani 서쪽 끝에 위치한 산 식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