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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돼지고기

밤, 이스탄불, 언제 와도 가슴 설레는

이스탄불, 정확하게는 이스탄불 구시가의 밤을 나는 좋아한다.

언제 와도 멋지고, 아름답고, 가슴 두근거리는 곳이다.

그런 이스탄불의 구시가에, 오랜만에 왔다.

오랜만에 혼자서, 저녁 먹고,

어스름이 내리기 시작한 술탄아흐멧의 곳곳을 누리는 기쁨.

 

 

일곱 지역, 일곱 색깔.

블루모스크 뒷편의 야외공연장에서 공연도 있었다.

날이 풀리고 저녁이 시원하다고 느낄 때가 되니

이런 야외공연도 시작된다.

 

 

너도밤나무에 꽃이 피었다.

술탄아흐멧 곳곳에 서 있는 너도밤나무를 2년 넘게 보며 살았는데,

그렇게 살면서 봄을 세번이나 보냈는데,

이 나무에 꽃 핀걸 나는 처음 본다.

그땐, 뭐가 그리 바빴을까.

 

 

짜잔... 블루모스크다.

손님들한테, 여기가 바로 블루모스크가 가장 잘 보이는 곳입니다,

라고 설명하던 곳에서 오랜만에 찍어봤다.

 

 

그리고 뒤를 돌아서면 나타나는 아야소피아.

저 건물을 보고 어떻게 설레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

단언컨대, 아야소피아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유적이다.

 

 

 

아야소피아 앞에 분수대가 설치되었다.

낮이었으면, 곱게 꾸며진 튤립 밭이 예쁘다고 생각했을텐데

밤이니 분수대가 더 눈에 띈다.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맥주(철저하게 내 기준이다)

에페스의 새 버전이 나왔길래 마셔봤다.

특별히 부드러운 맛이라 적혀있었는데,

음.. 글쎄.

형만한 아우 없다. 나는 그냥 푸른색의 원래 버전 에페스가 최고다.

그렇게 아쉬운 술탄아흐멧에서의 하룻밤이 흘러가고,

나는 지금 슬로베니아의 류블리아나에 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