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키토스, 그리고 아마존.
벌써 몇번째인지.
여름의 아마존은 최악이다.
습하고, 시도 때도 없이 비가 내리고, 모기가 들끓고.
하지만 물이 많고, 초록이 더욱 풍성하고,
비가 그치면 햇살이 예쁘다.
야생동물 구호센터에도 또 갔다.
여전히 나무에는 거미원숭이가 매달려 있었다.
또다시 아나콘다를 목에 걸고, 어깨에 원숭이가 올라 타고,
팔뚝에 앵무새를 앉히고, 나무늘보를 보듬고.
아마존의 약초로 담근 술을 맛보여주는 곳에선,
사람들이 먹고 난 컵에 약간씩 남아 있던 술을 죄다 마시고는,
이렇게 널부러져 있는 원숭이가 꼭 있다.
우기의 아마존의 이렇게 물이 많고, 구름도 많다.
이 강에서 이번에는 핑크돌고래도 여러번 만났다.
건기엔 말라 있는 곳이지만, 우기엔 이렇게 물이 차고,
언뜻 보기엔 지저분해 보이는 아마존의 강물 속으로 들어가
수영도 하고, 머드팩도 한다.
아마존의 투어에서 내가 가장 좋아파는 그림은 여기다.
밀림 속에서 1박 하게 되는 롯지 앞의 풍경.
여름이라 더욱 눈부시게 푸르다.
풀로 뒤덮인 이곳은 땅이 아니라 호수다.
물풀로 잔뜩 뒤덮여 보트가 다니기도 힘들 정도.
하지만 눈은 즐겁다.
아마존에서의 1박.
이번에는 와인을 한 병 준비해 갔다.
식당에서 유리컵을 빌리고,
폼나게 넥타이도 매고.
벌레들만 없다면 낭만적일 아마존의 밤이 깊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