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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2월 페루 볼리비아

2월 15일 나스카라인

리마에서 나스카까지는 버스로 7시간 반.

남미 여행에서 이정도 이동은 아주 짧은 거리에 속하지만,

야간버스 이동이 없는 우리 일정에선 가장 긴 이동이다.

 

 

나스카에 도착하기 한시간 쯤 전,

끝도 없는 사막처럼 보이는 길에서, 꼬불꼬불 산길을 지나가게 된다.

이 리오그란데라는 지역을 통과하다보면,

'잉카의 얼굴'이라 부르는 바위를 만나게 된다.

 

 

나스카에 가는 이유는, 바로 이것,

나스카라인을 보기 위해서다.

경비행기를 타고 35분간 비행을 하며, 수수께끼 같은 그림들을 보게 된다.

경비행기가 이륙하고, 아직 긴장감이 풀어지기도 전에

처음 보는 그림은 고래다.

 

 

우주인은 바닥이 아닌 언덕 측면에 새겨져 있다.

많은 학자들이 끊임없이 연구하고 있지만,

돌을 쓸어 내거나, 새기거나 하는 등

'어떻게' 그려진 것인가에 관한 사실만 밝혀졌을 뿐,

'왜' 그린 것인가에 대해선 추측만 난무할 뿐

입증된 것은 없는 나스카라인에서 특히 관심 끄는 그림이다.

 

 

이것은 벌새.

 

 

'손'이다.

이 외에도 콘도르, 원숭이, 거미, 앵무새, 나무 등

바닥에 그려진 그림들을 보고, 돌아온다.

 

 

나스카를 떠나기 전, 차우치야 공동묘지로 간다.

고대의 공동묘지로 가는 길, 현대의 공동묘지를 먼저 만나게 된다.

 

 

 

부엉이.

사막에 부엉이가 살 거라 생각도 못했는데,

가이드가 사막의 생물에 대해 설명해 준다.

비포장도로, 흔들리는 차 안에서 용케도 찾아서 보라고 알려준다.

아침이면 밤 새 얼었던 몸을 녹이며 졸고 있는 부엉이를 볼 수 있단다.

나무둥치 아래 앉아 있는 두 마리의 부엉이.

 

 

건조한 사막의 기후 때문에, 비교적 잘 보존되고 있는 미이라다.

내세를 믿는 그들은 배를 갈라 내장을 꺼내고, 소독을 한 뒤 목화솜으로 가득 채워

태어날 때와 똑같은 모습으로 무릎을 세워 앉은 자세로 매장을 했단다.

옷도 입히고 망또도 두르고, 그들이 사용하던 물건과 음식까지 함께 두었다고 한다.

안타깝게도 학자들보다 도굴꾼들이 먼저 다녀갔기 때문에

사라진 부장품들이 많다고는 하지만,

그들의 믿음과 장례문화를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유적이다. 

 

차우치야 공동묘지 매표소 옆의 작은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는 미이라다.

16세 어린 나이에 죽은 여자의 미이라라고 한다.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나스카라인만 기억하지만,

나스카라인이 그려지기 훨씬 전부터도, 나스카지역엔 발달된 문명이 있었다는 것,

나스카의 가이드는 자랑스럽게 말하며, 이 사실도 기억해주길 바랐다.

 

 

차우치야 공동묘지까지 보고 난 후, 와까치나로 향한다.

가는 길에 전망대에 들러, 나스카라인을 한 번 더 본다.

전망대에서 보이는 건, 나무와 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