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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2월 페루 볼리비아

2월 24일 라파스 달의 계곡, 골프장

페루 볼리비아 여행 마지막 날.

라파스 근교의 달의 계곡까지는 차로 30분 거리.

오히려 조금 고도가 내려가기 때문에, 살짝 편해진다.

 

 

달의 계곡 입장료는 15볼리비아노.

매표소에서 티켓을 사고 들어가면, 이렇게 전통복장으로 입장객을 맞이하는 사람이 있다.

우리가 한복을 입는 것처럼, 중요한 날에는 일반인들도 입는 옷이다.

축제때면, 많은 사람들이 저런 옷을 입고 춥을 추며 행진을 하기도 한다.

저 모자는, 영국 상인이 팔아먹은 거라지.

영국 상류층 여성들에게서 유행하는 거라며 팔아먹기 시작했는데,

그들에게는 아직도 정장의 완성이 되는 포인트.

 

 

달의 계곡은, 이렇게, 달의 표면처럼 생겼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칠레의 그것과 비교했을 땐, 규모가 훨씬 작긴 하지만,

약간 다른 느낌으로, 여기도 달 같다.

달 같은 계곡 속을, 한시간 가까이, 걸어다니며 구경한다.

 

 

 

 

달의 계곡 건너편에 골프장이 있다.

세상에서 가장 고도가 높은 곳에 위치한 골프장이다.

고도가 높아 약해진 중력 탓에 공이 아주 멀리까지 날아간다고,

세상 많은 골퍼들이 꿈꾸는 곳이란다.

다만, 고도가 높아 힘들어서 평소처럼 힘있게 치지 못한다는 게 함정.

현지에 계시는 한국분들의 도움으로, 골프장에 갈 수 있었다.

 

 

 

 

 

골프에 관해서는 아무 것도 모르는 우리는

팀원 중 프로급 능력자인 분께 이것저것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이 분, 고산증으로 걷는 것 조차 힘들어하시던 분이셨는데,

골프장에선 쌩쌩 날아다니셨다.

절대로 무리하지 말라던 의사의 말에, 엠뷸란스를 불러 놓고도 칠거라고 하시더니.

엠불란스도 산소통도 필요 없었다.

 

 

이 골프장엘, 나도 한 번 가보고 싶다고 생각한건,

전통복을 입고 있는 캐디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 때문이었다.

다른 건 몰라도, 이 캐디는 보고싶다, 라고 생각했었지만,

요즘 캐디들은 그냥, 편한 옷 입고 하더라.

 

 

골프장을 끝으로, 이번 여행은 끝났다.

수십알의 소로치필과 다섯개의 산소통을 소비하고,

수만장의 사진이 남았다.


마추픽추도, 우유니도 내년에도 거기에 그대로 있겠지.

남미 땅에 더이상의 큰 지진이 없기를,

에콰도르도 하루 빨리 진정되기를 바래본다.

 

귀국 비행기는 다음날 새벽이었다.

4000미터가 넘는 엘알토 지역에 위치한 공항에서 출발하는 비행기는 결항되었고,

몇 시간 공항 내부에서 대기하던 팀원들은

고산증 약빨이 떨어져 고생한게,

라파스에서의 마지막 추억이었다.

여행이 늘 즐거울 수만은 없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