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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자리샤리프 마자리샤리프에 다녀왔습니다. 옛날돈 1000아프가니, 지금 사용되고 있는 돈 1아프가니짜리 지폐 뒷면에 그려진 모스크의 모델인 블루모스크가 있는 곳입니다. 자연으로서 훈자의 계곡이 완벽했다면, 인간이 만든 모스크 중에서는 단연 완벽하다고 할만한 건축물이 거기 있었습니다. 실로 예쁘고 멋있었습니다만, 저는, 거기서 15분 떨어진 곳에 있는 발크의 폭격으로 거의 다 무너진 모스크가 더 좋았습니다. 혹은, 바미얀에 있던 그 외로운 모스크가 더 좋았습니다. 너무 완벽한건 인간미가 없어 그런 모양입니다. 저런 찌그러진 모스크에서 기도해도 알라신이 잘 들어주실까 어떨까 좀 의심스럽던, 바미얀의 그 모스크를 다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004/05/14 더보기
네버랜드, 늙지 않는 땅 근데 네버랜드가 뭐예요? 하는 질문도 가끔 들었다. 그러면 이것저것 설명하는 것 피하고 그냥 아니, 피터팬 제대로 안보셨구나, 하고 만다. 소년 피터팬이 영원히 소년으로 사는, 더 이상 자라지도 늙지도 않는 땅이 네버랜드다. 배낭을 메고, 흙먼지에 싸워가면서 배탈과 감기에 시달려 가면서도 내가 아직도 길 위에 있기를 즐길 수 있다면 내가 밟고 서 있는 그 땅이 바로 네버랜드다. 다시 온 카불, 지금의 네버랜드가 나를 지치게 한다. 여행을 하면서 화를 잘 내지 않게 되었지만 나쁜 짓을 하는 인간에게, 그것이 나쁜짓임은 알려주자. 그럴때는 화를 내주자,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나는 두어시간 돌아다니면서 계속 화를 내고 있다. 특히 아프간에서 견디기 힘든 것이 남자들이다. 예닐곱살까지는 짙은 속눈썹에 맑은 눈동.. 더보기
모험을 하다 어째 미적미적 하다보니 토요일 아침이 되어서야 이슬라마바드를 떠날 수 있었고 아프간으로 가는 길, 카이버 패스로의 로드퍼미션을 내주는 오피스가 문닫는 시간이 2시 전에 서둘러 도착했건만, 시간과는 관계없이 토요일은 노동절이라 오피스는 열지 않았었다. 게다가 더 끔찍하게도 일요일 쉬고 월요일날까지 무슨 휴일이라 쉰다고 했다. (이드란다. 무슨 이드가 1년에 몇번이나 있는지) 그럼 토일월 그냥 페샤와르에서 멍청하게 있다가 화요일날 로드퍼미션 받아서 수요일에나 국경 넘는단 소리였다. 같이 넘어가기로 한 일본 친구한테, 우리, 퍼미션 없이 그냥 버스타고 가볼래? 하고 제안했다. 로드퍼미션이란게 단순하게 허가를 받는게 아니라 중간의 체크포스트에서 총 든 써큐리티 가드를 붙여주는건데 말하자면 보안경찰 없이 그냥 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