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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불에서 혼자 남겨진 날들 여자가 여행하기는 힘든 나라, 국가에서는 여행금지국이라 정해놓은 나라, 아프간에 넘어오면서 아무래도 혼자는 겁나 일본여자애, 히로미와 함께 넘어왔습니다. 지금인 '테러시즌'이라는, 이곳에 사는 사람들의 말에 목숨걸고 육로로 이란까지 가는건 아무래도 무모한 짓 같아 우리 같이 헤랏(이란과의 국경지역)까지는 비행기로 가자, 했습니다. 육로로 가도 30달러는 들텐데, 50달러주고 편하고 안전하게 가자. 그 50달러가 아까웠던 모양인지, 히로미는 파키스탄으로 다시 가서 육로로 가겠노라 했습니다. 일본사람들은 파키스탄비자 공짜거든요. 하지만 일본사람들은 파키스탄비자를 받기 위해서는 대사관에서 레터를 받아와야 하고 카불에 있는 일본대사관은 장시간 설교를 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위험한 나라에 왜 여행와서 신경쓰이게.. 더보기
향수 모두발언. 열두시에 집을 나서 인터넷까페로 곧장 향했지만.. 드디어 글을 적고 있는 지금은 네시반. 참.. 눈물겹습니다. 흑흑.... ㅠ.ㅜ 다 때려치우고 그냥 집에 갈까 싶습디다. 한국말고... 지금 카불에서 머물고 있는 집. 인도의 스리나갈에 있던 때가 생각났습니다. 호수위의 게스트하우스, 하우스보트에서 머물던 날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간과 장소는 해뜰무렵과 해질무렵, 갑판에 나와 앉아 책을 읽는 것이었습니다. 어느날인가 이른 아침, 이동용보트를 타고 가던 사람이 내게 안녕하세요, 하고 한국말로 말을 걸어왔습니다. 우리말로 그날의 첫 인사를 들은 것이 몇달만인지.. 눈물이 났습니다. 그때만큼은 진저리나는 인도인들의 눈썰미가 밉지 않았습니다. 국경 하나를 사이에두고 완전히 말이 다른 아프간에 와서 우.. 더보기
발크에서 마자리샤리프로 돌아가는 택시를 찾기 위해 (그렇습니다. 그곳은 가만히 서서 택시가 오길 기다리는게 아니라 서있는 택시를 찾으러 다녀야하는 시골마을이었던 것입니다) 길을 걷고 있을때, 꼬마녀석 둘이 달려오더니 (처음엔 호기심으로 달려왔을 겁니다) 그 중 한녀석이 내게 돌을 던졌습니다. 내게 던진 돌이란건 모르고 있다가 내 발치에서 구르던 그 돌이 내 것이라는 걸 깨닫고는 그녀석을 혼내줘야겠다고 맘먹고 쫓아갔습니다. 그렇지만 결코 뛰지는 않았습니다. 녀석은 줄행랑을 쳐서 벌써 저만큼 달아났고 다른 녀석에게 녀석의 집을 물어 갔습니다. 대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내 눈앞에 펼쳐진건 양귀비 밭이었습니다. 아찔했습니다. 잠시 넋을 잃고 그 아름다운 꽃밭을 보았습니다만, 곧 본연의 목적을 떠올리고는 집 안으로 들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