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가 되었고, 우리는 갈라파고스에 있었다.
여전히 물개와 바다이구아나들이 동네 주민들처럼 바닷가를 점령하고 있었고,
작년에 120살이던 자이언트거북은 121살이 된 채 어슬렁거리고 있었다.
하루는 편도 40분 거리의 오솔길을 걸어
토르투가베이, 거북이만으로 다 같이 소풍을 갔다.
바도가 높아 수영하기는 힘들었지만,
모두들 바다이구아나와 함께하는 물놀이에 즐거웠다.
갈라파고스의 또하나의 즐거움은 오후의 수산시장이다.
물개와 팰리칸들이 호시탐탐 생선을 노리고 있는 가운데,
현지 주민들도, 외국인들도 생선과 갑각류를 구경한다.
그 중에서도 인기가 높은 것은 단연 랍스터.
한국에선 구경하기도 힘들 크기의 랍스터가
회를 떠먹어도 될 정도의 선도를 유지하고 있다.
하루는 랍스터 파티를 벌였다.
신선하고 투명한 회는 안타깝게도 사진에 남아있질 않네.
하지만 마늘과 버터를 넣고 볶아도 랍스터는 아주 맛나다.
키토에서 사흘, 갈라파고스에서 또 사흘,
6박7일간의 일정으로 아쉬운 에콰도르 여행을 마치고,
페루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