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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며 여행하며/2015 1월 남미6개국

죽기 전에 꼭 가봐야할 곳이 하나라면 여기, 우유니 소금사막

멕시코에 처음으로 발을 들이고

1년간 아메리카 대륙을 육로로 종단한 것이 2009년.

참 먼 길을 돌고 돌아 6년만에 다시 남미로 갔다.

그때 우유니에 갔었다면, 지금보다 더 좋았을까.

지금도 이렇게 멋지고 좋은데, 그땐 더 좋았을까.

 

 

 

 

우기를 맞은 소금사막은

어디까지가 땅이고 어디서부터 하늘인지 구분되지 않았다.

하늘과 땅이 붙어 있었다.

땅 위를 달리는데, 구름 위를 달리는 듯한 그림이었다.

 

 

바닥에 그대로 반영이 비치는 사진은

우유니에 간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찍는다.

우리도 요런 포즈 저런 포즈 다 취해보며

미친듯이 사진을 찍었다.

이렇게 사진을 열심히 찍은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그리고 정말 열심히 뛰었다.

해발고도 3600미터.

잘못 뛰다간 고산증으로 쓰러질 수도 있지만,

3800이 넘는 고지에서 적응도 하고 왔겠다,

정신이 혼미해질 정도로 멋진 경치 펼쳐지겠다,

같은 지프를 타고 2박3일 여행한 사람들끼리도 뛰고

 

 

오빠랑도 뛰고

(너무 열심히 뛰었던지, 뛰는 사진마다 전부 배꼽이 나왔다)

 

 

셋이서도 뛰고.

정말 신나게 뛰었다.

소금물이 튀어서 검은 바지가 하얗게 되었지만,

그래도 좋아라, 신나게 뛰었다.

 

 

원근감 완전 무시.

남들 다 찍는 이런 유치한 사진도 찍었다.

나도 모르게 사진을 찍어대는 곳이다. 이곳 우유니는.

 

 

하늘도 하늘이고, 땅도 하늘인 풍경을 실컷 즐긴 후에는

칠레의 산페드로 데 아따까마로 넘어가는 험난한 여정이 이어진다.

길은 험하지만, 창 밖으로 펼쳐지는 풍경은 계속 멋지다.

 

 

길도 열악한데다, 우기까지 맞은 산길은

곳곳이 침수되어 있어, 저런 사고도 자주 일어난다.

사륜구동 지프가 아니면 달릴 수 없는 길이지만,

사륜구동인걸 믿고 물 속에 들어갔다가 빠져버린다.

 

 

요런, 정체를 알 수 없는 식물이 있다.

언듯 보기엔 이끼 낀 바위처럼 보이지만, 저것이 통째로 식물이다.

작은 풀 같은 것들이 엉켜있는 것처럼 생겼는데

놀랍게도 당근과라나.

 

 

소금호텔(말이 좋아 호텔이지,

찬바람 이슬을 피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야하는 허름한 숙소)에서

2박을 하며 계속 달린 후,

칠레로 넘어가는 마지막 날 아침에 온천을 지나간다.

온천에 가기 전에 석회 같은 것이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것을 볼 수 있다.

구멍은 작지만, 그 속은 끝없이 깊고 넓어

발을 헛디뎠다가 큰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

실제로 팀원 중 한명이 한쪽 발을 빠져서 화상을 입기도 했다.

이딴건 안봐도 좋으니, 투어에서 빠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