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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

방비엥 아침산책

방비엥에는 야시장도, 제대로 된 아침시장도 없다 했다.
현지인들이 필요한것들 사고 파는
작은 시장은 있다하여, 거기라도 가 보려
아침 일찍 일어나 산책 겸 걸어갔다.


이른 아침, 아직 한산한 거리를 걷자니
상점마다 이런 작은 불당이 있는게 보였다.
꽃을 놓고, 먹을걸 놓고,
그렇게 그들은 기도하는 마음으로 아침을 시작한다.


밤 늦게까지도 있더니,
이른 아침인데도 샌드위치 장사치들이 문을 열었다.
조아줌마네 샌드위치 진짜 맛있어요,
왕아줌마 샌드위치 완전 존맛!
한국인 여행자들이 써 주었을 광고문구가
샌드위치 가게마다 적혀있다.


시장이다.
규모가 작고, 허술하지만, 시장이다.
이른 아침의 허기를 달래줄 도너츠 가게와 쌀국수집이 문을 열고
아침식탁을 풍성하게 해 줄, 혹은 상점의 매상을 올려줄
다양한 채소와 향신료, 메콩강에서 잡은 물고기들, 
어디에 쓰는지는 모르겠지만 개구리들까지 팔리고 있다.
상인들이 싫어할 것 같아 사진은 찍지 못했지만
한꾸러미씩 뒷다리가 꿰어져 있고,
팔리면 그 자리에서 칼로 배를 따, 내장을 제거해 주었다.


상인들은 대부분 노점에서 판매하고 있다.
집 텃밭에서 키운 듯한 채소들을
조금씩 가져와 팔고 있다.
바닥에 앉은 채 끼니를 때우고, 
보채는 아이를 달랜다.
불교국가라 그런지, 길에서 젖물리는 아낙은 보지 못했다.



규모는 작지만, 아침시장의 위치는
대략 이렇다.


우기의 라오스, 방비엥의 아침은 신비로웠다.
높이 솟은 산 중턱까지 구름이 내려앉아
신선이라도 만날 것 같다.


시장골목 뒤쪽으로도 다리가 놓여져 있다.
방비엥 곳곳에 이런 허술한 나무다리가 놓여있다.
걸을때마다 삐걱거리고 흔들리지만
이 다리 위로 사람도 다니고 짐승도 다니고
자전거도, 오토바이도 건넌다.


방비엥에도 열기구가 있다더니, 정말 떴다.
딸랑 한 대 떴다.
글쎄, 썩 타보고 싶을만한 곳은 아니다.


신기하게 생긴 파인애플을 발견했다.
돌연변이겠지.
파인애플 장사치가 간판처럼 사용하고 있었다.


다른 다리를 통해 강을 건넜다.
건너편에도 식당들이 있고,
방갈로가 있어 관광객들을 끌어들이고 있었다.
산이 있어 아름다운 곳이다.


건너편에서 바라본 모습이다.
날은 아침부터 흐리고,
흐린 하늘에 열기구 한대가 외롭다.


다시 숙소로 돌아가는 길, 
가방 신발 수선가게를 발견했다.
언젠가부터 우리나라에선 쓸모없어진 가게다.
지금은 수선이 필요할 때까지 사용하지도 않고,
수선해서 사용하는 사람이 오히려
심하게 절약하고 지지리궁상으로 보이는 세상이 되어버렸다.
그래도 가끔, 손에서 놓기 싫은 물건은
수선해서 계속 쓰고 싶은 것들이 있다.



라오스에도 건축붐이 일었나보다.
작은 시골마을로 보이는 방비엥에
대형 호텔들이 차례로 들어서고 있다.